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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과 열정의 제국 | 🇫🇷 프랑스편 | 📖 22화 | 나폴레옹의 여자들과 그들이 남긴 그림 한 점 본문
낭만과 열정의 제국 | 🇫🇷 프랑스편 | 📖 22화 | 나폴레옹의 여자들과 그들이 남긴 그림 한 점
raonmemory 2026. 6. 20. 06:00
1809년 가을, 파리 말메종 궁전 정원에 조세핀이 혼자 서 있었습니다.
장미가 피어 있었습니다. 수백 종이었습니다. 조세핀이 평생 모은 것들이었습니다. 유럽 각지에서 가져왔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미 정원이라고 불렸습니다. 그러나 그날 조세핀은 꽃을 보지 않았습니다. 시선이 멀리 있었습니다.
며칠 전 나폴레옹이 말했습니다. 이혼해야 한다고. 후계자가 없었습니다. 오스트리아 황녀와 재혼해야 했습니다. 조세핀은 울었습니다. 나폴레옹도 울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결정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말메종 궁전은 조세핀의 것이었습니다. 나폴레옹이 줬습니다. 이혼 후에도 살 수 있었습니다. 연금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황후라는 자리는 끝났습니다. 장미 정원이 남았습니다. 황후의 자리는 사라졌습니다.
나폴레옹의 삶에는 여러 여성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여성들 각각이 남긴 그림이 있었습니다. 그림 속에 그들의 이야기가 담겼습니다. 권력과 사랑과 배신이 캔버스 위에 기록됐습니다.
조세핀의 초상화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다비드의 대관식 그림이었습니다. 나폴레옹이 조세핀의 머리에 왕관을 씌우는 장면이었습니다. 황후로서 절정의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그림이 완성될 무렵 두 사람 사이는 이미 균열이 있었습니다. 후계자 문제가 불거지고 있었습니다. 가장 화려한 순간을 담은 그림이 끝의 시작이던 시기에 완성됐습니다.
다비드가 그 그림을 그리면서 한 가지를 바꿨습니다. 실제 대관식에 나폴레옹의 어머니 레티치아는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아들과의 갈등으로 파리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림 속에서 레티치아는 중앙 관람석에 앉아 있었습니다. 나폴레옹의 지시였습니다. 어머니가 있어야 했습니다. 그림이 현실을 만들었습니다.
마리 루이즈는 다른 종류의 그림을 남겼습니다.
오스트리아 황녀였습니다. 조세핀 이후 나폴레옹의 두 번째 황후였습니다. 열여덟 살에 서른여덟의 나폴레옹과 결혼했습니다. 원하지 않은 결혼이었습니다. 나폴레옹은 프랑스가 전쟁으로 무찌른 나라의 황녀였습니다. 오스트리아 황실에서 나폴레옹은 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마리 루이즈는 적응했습니다. 아들을 낳았습니다. 나폴레옹이 원하던 후계자였습니다. 로마 왕이라는 칭호를 받았습니다. 그 아이와 마리 루이즈를 그린 초상화가 있었습니다. 제라르라는 화가가 그렸습니다. 어머니가 아이를 안고 있었습니다. 황후의 위엄과 어머니의 온기가 함께였습니다.
나폴레옹이 몰락하자 마리 루이즈는 오스트리아로 돌아갔습니다. 아이를 데려갔습니다. 나폴레옹은 세인트헬레나에서 아들을 보지 못했습니다. 편지를 보냈습니다. 답장이 오지 않았습니다. 마리 루이즈가 막았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오스트리아 황실이 막았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그 초상화 속 아이는 스물한 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폐결핵이었습니다. 로마 왕. 나폴레옹 2세. 그러나 한 번도 황제가 되지 못했습니다. 아버지의 꿈을 담은 이름을 가졌지만 그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사라졌습니다.
폴린 보나파르트는 나폴레옹의 여동생이었습니다.
그녀가 남긴 그림이 가장 유명했습니다. 카노바라는 조각가가 만든 대리석 조각이었습니다. 반쯤 누운 자세였습니다. 상반신이 드러났습니다. 비너스처럼 표현됐습니다. 폴린이 직접 원했습니다. 자신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완성됐을 때 파리가 술렁였습니다. 황제의 여동생이 그런 조각을 주문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나폴레옹은 불만이었습니다. 황실의 품위 문제였습니다. 폴린은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 조각은 자신이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의 기록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그 조각은 로마 보르게세 미술관에 있습니다. 매년 수십만 명이 보러 갑니다. 나폴레옹 제국에서 가장 많이 재현된 이미지 중 하나가 됐습니다. 황제의 권력은 사라졌습니다. 여동생의 조각은 남았습니다.

마리아 발레프스카는 가장 조용하게 남은 여성이었습니다.
폴란드 귀족 여성이었습니다. 나폴레옹이 폴란드를 점령했을 때 만났습니다. 폴란드 독립을 원했습니다. 나폴레옹이 폴란드를 도와줄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 믿음이 사랑과 섞였습니다. 아들을 낳았습니다. 나폴레옹의 사생아였습니다.
그녀의 초상화가 남아있습니다. 조용하고 단아한 그림이었습니다.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조세핀의 대관식 그림도 아니었습니다. 마리 루이즈의 황후 초상화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한 여성이었습니다.
나폴레옹이 세인트헬레나로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만난 여성이 마리아 발레프스카였다고 합니다. 아들을 데리고 엘바 섬으로 찾아갔습니다. 나폴레옹이 만났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그것이 마지막이었습니다.
나폴레옹이 남긴 유언장에 마리아 발레프스카의 이름이 있었습니다. 조세핀의 이름도 있었습니다. 마리 루이즈의 이름도 있었습니다. 세 여성의 이름이 나란히 있었습니다. 제국은 하나였지만 그가 남긴 마음은 여러 곳에 나뉘어 있었습니다.
말메종 궁전의 조세핀은 나폴레옹이 세인트헬레나로 떠나기 전 세상을 떠났습니다.
1814년이었습니다. 나폴레옹이 첫 번째 퇴위를 한 직후였습니다. 조세핀은 장미 정원에서 산책을 즐겼습니다.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가 방문했습니다. 감기가 걸렸습니다. 악화됐습니다. 며칠 뒤 세상을 떠났습니다.
나폴레옹이 그 소식을 들었을 때 세인트헬레나가 아니었습니다. 엘바 섬에 있었습니다. 방에 혼자 있었다고 했습니다. 한동안 나오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나중에 나폴레옹이 말했습니다. 조세핀은 진짜였다고. 다른 것들은 정치였다고.
지금 말메종 궁전은 박물관입니다. 조세핀의 장미 정원 일부가 복원돼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꽃을 봅니다. 아름답다고 합니다.
낭만과 열정의 제국에서 가장 강한 황제가 끝까지 놓지 못한 것은 영토도 권력도 아니었습니다. 장미 정원을 가꾸던 한 여성의 기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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