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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on light's blog

3화. 야심 있는 인재는 자산인가, 아니면 위협인가 본문

𝓒𝓾𝓵𝓽𝓾𝓻𝓮 & 𝓗𝓾𝓶𝓪𝓷𝓲𝓽𝓲𝓮𝓼/05. 👔 리더십과 조직의 두 얼굴

3화. 야심 있는 인재는 자산인가, 아니면 위협인가

raonmemory 2025. 9. 21.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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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을 올려다보는 결연한 무관의 뒷모습.

눈빛부터 다른 신입이 들어왔을 때

신입사원 환영회에서 유독 눈에 띄는 사람이 있습니다. 질문은 날카롭고, 목표는 뚜렷하며, 자신의 다음 자리를 이미 그려놓은 듯한 태도를 보입니다. 팀장은 반가움과 동시에 알 수 없는 긴장을 느낍니다.

야심은 흔히 성장의 동력으로 환영받습니다.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사람은, 조직 입장에서 굳이 채찍질하지 않아도 알아서 뛰는 인재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눈빛을 조금 더 오래 바라보면, 반가움 뒤에 다른 질문이 스며듭니다. 저 야심이 언젠가 조직을 향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쉽게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대개 말이 아니라 태도로 드러납니다. 중요한 회의에서 슬쩍 배제되거나, 큰 프로젝트를 맡기기 전에 한 번 더 지켜보자는 말이 반복되는 식으로, 야심에 대한 경계는 조용히 인사 결정 속에 스며듭니다.

 

야심은 방향에 따라 자산도 위협도 된다

야심 그 자체는 중립적인 에너지에 가깝습니다. 문제는 그 에너지가 어디를 향하는가입니다. 조직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가 같은 방향을 바라볼 때, 야심은 가장 강력한 추진력이 됩니다.

그러나 두 목표가 갈라지는 순간, 같은 에너지는 정반대의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조직을 위해 쓰이던 추진력이, 조직을 넘어서거나 조직을 이용하는 방향으로 방향을 트는 것입니다.

결국 야심이 자산인지 위협인지는 그 사람의 성정보다, 조직이 그 방향을 얼마나 잘 정렬시켜 두었는가에 더 크게 좌우되는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방향을 정렬하는 일은 한 번의 면담이나 계약서로 끝나지 않습니다. 목표가 달성될 때마다, 조직과 개인의 이해관계가 여전히 같은 곳을 향하고 있는지 반복해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경계하다 놓치는 것, 방치하다 잃는 것

야심 있는 인재를 지나치게 경계하는 조직은 흥미로운 실수를 저지릅니다. 성장의 기회를 주지 않고 견제만 거듭하다가, 정작 그 인재가 다른 조직에서 더 큰 야심을 펼치도록 등을 떠미는 셈이 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야심을 방치하는 조직도 있습니다. 성과만 좋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견제 장치를 두지 않다가, 어느 순간 그 인재의 영향력이 조직의 의사결정 구조 자체를 흔들 만큼 커져버린 뒤에야 문제를 깨닫습니다.

두 실패는 정반대 방향에서 벌어지지만 결과는 비슷합니다. 조직은 야심 있는 인재를 제대로 활용해보지도 못한 채, 위협이라는 두려움과 방치라는 안일함 사이에서 정작 얻을 수 있었던 성장의 기회를 놓치고 맙니다.

 

옥좌 뒤에서 은밀히 만나는 두 신하.

경쟁심리를 다루는 조직의 두 가지 얼굴

야심을 자원으로 다루는 조직은 목표를 명확히 제시하고, 그 목표 안에서 경쟁하도록 판을 짭니다. 이런 조직에서는 개인의 야심이 곧 조직의 성과로 연결되는 선순환이 만들어지기 쉽습니다.

반면 야심을 위협으로만 다루는 조직은 뛰어난 인재를 오히려 조용히 밀어냅니다. 두각을 드러낼수록 견제가 심해진다는 것을 알게 된 인재는, 자신의 야심을 숨기거나 조직 밖에서 풀어낼 길을 찾게 됩니다.

두 조직의 차이는 결국 야심을 가진 사람이 조직 안에 남아 있는가, 아니면 조직 밖으로 흘러 나가는가로 갈립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이 차이는 조직의 인재 지형 자체를 바꿔놓습니다. 야심을 자원으로 삼는 조직에는 야심 있는 사람들이 계속 모여들고, 야심을 위협으로 여기는 조직에는 점점 무난하고 안정지향적인 사람들만 남게 됩니다.

 

리더 자신의 불안이 만드는 왜곡

야심 있는 부하 직원을 가장 불편해하는 것은 종종 리더 자신입니다.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인재를 향한 객관적인 평가를 흐리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 불안이 클수록 리더는 그 인재의 실력보다 태도를 문제 삼기 시작합니다. 야망이 크다는 것이 어느새 건방지다는 평가로 둔갑하고, 조직은 정작 필요한 인재를 스스로 밀어내는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리더가 이 불안을 인정하지 않는 한, 야심 있는 인재에 대한 평가는 계속해서 실력이 아니라 리더 자신의 안위를 기준으로 흔들리게 됩니다.

흥미로운 것은, 스스로의 자리에 확신이 있는 리더일수록 오히려 야심 있는 부하를 더 적극적으로 키운다는 점입니다. 자신의 자리를 위협받을 걱정이 없기에, 그 야심을 있는 그대로의 자산으로 바라볼 여유가 생기는 것입니다.

 

우리는 인재를 보는가, 우리 자신의 자리를 보는가

야심 있는 인재를 자산으로 삼을지 위협으로 여길지는, 사실 그 인재보다 우리 자신에게 달린 질문에 가깝습니다. 우리가 흔들림 없이 스스로의 역할에 확신이 있다면, 야심은 함께 성장할 동력으로 보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자신의 자리가 불안하다면, 같은 야심도 언제든 나를 밀어낼 위협으로만 보이게 됩니다. 결국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인재를 향한 관찰이 아니라, 나 자신을 향한 관찰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야심 있는 인재를 마주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되물어야 할 질문은 어쩌면 하나입니다. 나는 지금 저 사람의 가능성을 보고 있는가, 아니면 저 사람 앞에서 흔들리는 나 자신의 불안을 보고 있는가.

그 답을 찾기 전까지는, 야심 있는 인재를 자산이라 부를지 위협이라 부를지 섣불리 단정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그 사람이 아니라 우리 자신에 대한 아직 끝나지 않은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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