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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on light's blog

1년 365일 나만의 루틴 | 입으로 새는 지갑 25화 | 배달 앱의 추가 버튼 본문

일상 & 에세이/1년 365일 나만의 루틴

1년 365일 나만의 루틴 | 입으로 새는 지갑 25화 | 배달 앱의 추가 버튼

raonmemory 2026. 3. 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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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화면 배달 앱, 메뉴 선택 화면, 자연스러운 손 위치, 현대적 분위기

저녁 8시, 배가 고팠습니다. 배달 앱을 열었습니다. 메뉴를 골랐습니다. 결제 직전, 추가 옵션이 보였습니다.

선택 기준: 옵션이 지출이다


클릭 한 번이 만드는 차이

치킨 한 마리를 골랐습니다. 18,000원이었습니다. 화면을 내리는데 추가 메뉴가 나타났습니다. "감자튀김 추가 +3,000원", "치즈볼 추가 +4,000원", "콜라 1.25L +2,000원". 손가락이 움직였습니다. 감자튀김을 눌렀습니다. 어차피 시키는 김에. 치즈볼도 눌렀습니다. 한 번 먹는 건데. 콜라도 눌렀습니다. 치킨엔 콜라지.

결제 금액이 바뀌었습니다. 27,000원이었습니다. 9,000원이 늘었습니다. 50% 증가였습니다. 치킨만 시켰다면 18,000원이었을 겁니다. 옵션 세 개가 절반을 더 만들었습니다. 클릭 세 번에 9,000원이 붙었습니다.

음식이 도착했습니다. 치킨을 먹었습니다. 감자튀김을 먹었습니다. 배가 불렀습니다. 치즈볼은 반만 먹었습니다. 콜라는 반 페트병이 남았습니다. 다음 날 치즈볼은 딱딱해졌습니다. 콜라는 김이 빠졌습니다. 버렸습니다. 9,000원 중 4,500원을 버린 겁니다.

옵션은 선택지가 아닙니다. 지출을 늘리는 장치입니다. 필요해서 추가하는 게 아닙니다. 있으니까 누르는 겁니다. 화면에 있으면 손가락이 갑니다. 손가락이 가면 금액이 늘어납니다.


심플한 음식 한 접시, 깔끔한 테이블, 미니멀한 구도, 따뜻한 조명

배달 앱이 설계한 심리

배달 앱을 자세히 보면 흥미롭습니다. 메뉴를 고르고 나면 반드시 추가 옵션 화면이 나타납니다. "이 메뉴와 함께 자주 주문해요", "고객님이 좋아하실 만한 메뉴", "놓치면 아쉬운 구성". 모두 같은 목적입니다. 한 번 더 클릭하게 만드는 것. 객단가를 올리는 것.

심리학에서는 이를 '앵커링 효과'라고 부릅니다. 처음 본 가격이 기준이 됩니다. 치킨 18,000원을 보고 나면 감자튀김 3,000원이 싸 보입니다. 실제로는 감자튀김 한 봉지에 3,000원은 비싼 겁니다. 마트에서 사면 2,000원입니다. 하지만 18,000원 옆에 있으면 저렴해 보입니다. 그래서 누릅니다.

여기에 '손실 회피 심리'도 작동합니다. "지금 추가 안 하면 나중에 또 배달비를 내야 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는 나중에 필요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놓치면 손해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래서 미리 시킵니다. 결국 남기고 버립니다.

혹시 배달 앱에서 주문할 때마다 추가 옵션을 누르고 계신 건 아닌가요? 그리고 그 옵션들이 남아서 냉장고를 채우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계산해보면 놀랍습니다. 한 달에 배달을 여덟 번 시킨다면 옵션으로만 72,000원을 쓰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기본 메뉴로 돌아가는 힘

다음 주 저녁, 다시 배달 앱을 열었습니다. 치킨을 골랐습니다. 18,000원이었습니다. 추가 옵션 화면이 나타났습니다. 이번엔 멈췄습니다. 손가락을 화면에서 뗐습니다. 스크롤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바로 결제했습니다.

18,000원이었습니다. 지난주보다 9,000원 적었습니다. 음식이 도착했습니다. 치킨만 있었습니다. 먹었습니다. 배가 찼습니다. 충분했습니다. 감자튀김이 없어도 괜찮았습니다. 치즈볼이 없어도 문제없었습니다. 콜라가 없어도 물이 있었습니다.

다음 날 냉장고를 열었습니다. 남은 음식이 없었습니다. 버릴 것도 없었습니다. 딱 먹을 만큼만 시켰고, 딱 먹을 만큼만 먹었습니다. 9,000원을 아꼈습니다. 한 달이면 72,000원입니다. 일 년이면 864,000원입니다.

옵션을 누르지 않는 건 포기가 아닙니다. 필요한 것만 선택하는 겁니다.


배달비보다 비싼 옵션

배달을 시킬 때 가장 아까운 게 배달비라고 생각합니다. 3,000원, 4,000원 하는 배달비가 아깝습니다. 그래서 최소 주문 금액을 채우려고 메뉴를 추가합니다. 옵션을 누릅니다. 배달비를 아끼려다 옵션비를 더 씁니다.

실제로 계산해보면 역설입니다. 배달비 3,000원이 아까워서 옵션 9,000원을 추가합니다. 배달비보다 세 배를 더 씁니다. 그리고 그중 절반은 남겨서 버립니다. 배달비를 아끼려다 결국 더 큰 돈을 쓰는 겁니다.

기본 메뉴만 시키면 어떨까요. 배달비를 포함해도 21,000원입니다. 옵션을 추가한 27,000원보다 6,000원 쌉니다. 배달비가 아깝다는 생각 때문에 오히려 더 쓰고 있었던 겁니다. 배달비는 서비스 비용입니다. 지불할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먹지도 않을 옵션은 낭비입니다.

배달 앱의 본질은 편리함입니다. 옵션까지 추가하는 건 편리함이 아니라 충동입니다. 충동은 지갑을 엽니다. 냉장고를 채웁니다. 그리고 결국 쓰레기통을 채웁니다.

옵션 버튼 앞에서 멈춥니다. 필요한지 묻습니다. 대부분은 필요 없습니다.


오늘의 루틴

배달 앱을 엽니다. 메뉴를 고릅니다. 추가 옵션 화면이 나타납니다. 스크롤하지 않습니다. 바로 결제합니다. 기본 메뉴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옵션은 지출입니다. 기본이 정답입니다. 간단하지만 확실하게 지갑을 지킵니다. 냉장고도 깨끗하게 유지합니다. 조용하지만 분명한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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