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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퍼진 유럽의 달콤함 제3부 🇰🇷 30화: 궁중 약과와 유럽 디저트 단절을 딛고 피어난 K-디저트 본문
🏰세계로 퍼진 유럽의 달콤함 제3부 🇰🇷 30화: 궁중 약과와 유럽 디저트 단절을 딛고 피어난 K-디저트
raonmemory 2025. 12. 27. 06:00
🎭 프롤로그: 2023년 파리, 살롱 뒤 쇼콜라
2023년 10월,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 세계 최대 초콜릿 박람회 '살롱 뒤 쇼콜라'의 한국관 부스 앞에 줄이 늘어섰습니다. 사람들이 기다리는 것은 초콜릿이 아니었습니다. 작은 꽃 모양의 황금빛 과자 - 약과(藥果).
파티시에 이수진은 손님 앞에서 약과를 반으로 갈랐습니다. 단면에서 꿀이 천천히 흘러내렸습니다. 참기름 향이 퍼졌습니다. 프랑스 쇼콜라티에 피에르가 한 입 베어 물었습니다. 그의 눈이 커졌습니다.
"이건... 마카롱과 누가의 중간 같은데, 동시에 전혀 다르군요. 이 기름기는 버터가 아니죠? 그리고 이 달콤함, 설탕이 아닌 것 같은데..." 이수진이 미소 지었습니다. "참기름과 꿀입니다. 700년 된 레시피예요."
피에르는 조용히 물었습니다. "왜 이제야 유럽에 온 겁니까? 이건 진작 세계가 알았어야 할 맛인데."
이수진은 대답 대신 약과를 하나 더 건넸습니다. 어떤 질문은 말보다 맛으로 답하는 게 나으니까.
📖 1장: 궁중의 달콤함
약과는 고려 충렬왕 때(1274-1308) 원나라에서 들어온 밀가루 요리법이 조선 왕실에서 꽃피운 과자입니다. 하지만 유럽 디저트와는 태생이 달랐습니다.
유럽 왕실 디저트가 "보여주기 위한 권력"이었다면, 조선 궁중 약과는 "나누기 위한 예의"였습니다. 혼례, 제사, 왕실 연회 - 약과는 축복을 나누는 매개였습니다. '약과'라는 이름 자체가 "약이 되는 과자"라는 뜻이었습니다. 달콤함은 사치가 아니라 건강에 대한 기원이었습니다.
『조선왕조실록』 세종 25년(1443) 기록: "약과를 만드는 법을 엄히 하여 꿀과 참기름의 비율을 어기지 말라." 레시피는 왕실 규범이었습니다. 밀가루에 참기름·꿀·술을 넣어 반죽하고, 낮은 온도에서 오래 튀긴 뒤 다시 꿀에 담그는 삼중 공정. 하나 만드는 데 3일이 걸렸습니다.
궁중 나인들은 약과를 만들며 시를 외웠다고 합니다. "기름 한 방울, 꿀 한 방울에 정성을 담는다." 마카롱이 정밀함의 과학이었다면, 약과는 정성의 철학이었습니다.
📖 2장: 두 세계의 만남
1876년 개항. 인천항으로 밀려들어온 것은 서양 문물만이 아니었습니다. 설탕, 버터, 오븐. 1890년대 서울 정동에는 선교사들이 운영하는 양과자점이 생겼습니다. 카스텔라, 쿠키, 스펀지케이크.
조선의 과자 장인들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오븐이라는 것은 불의 세기를 정확히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설탕은 꿀보다 저렴했습니다. 버터는 참기름보다 유통이 쉬웠습니다. 유럽 제과는 체계였고 기술이었고 산업이었습니다.
하지만 맛은 달랐습니다. 1920년대 한 일본인 과자상 기록: "조선 약과는 부드러움 속에 단단함이 있고, 달콤함 속에 고소함이 있다. 서양 과자와는 완전히 다른 미학이다. 하지만 조선인들은 서양 과자를 더 선호하기 시작했다."
신문물에 대한 동경. 전통은 '낡은 것'이 되어갔습니다. 1930년대 경성의 백화점 지하에는 양과자점이 생겼고, 약과는 명절에나 볼 수 있는 '옛것'이 되었습니다.

📖 3장: 단절의 시대
1945년 해방, 1950년 전쟁, 1960-70년대 산업화. 한국은 생존에 바쁜 나라였습니다. 3일 걸려 만드는 약과는 사치였습니다. 설탕과 밀가루가 귀한 시대, 궁중의 레시피는 명맥만 유지했습니다.
1980년대 서울 을지로 약과 공장. 기계로 반죽을 찍어내고, 기름에 2분 튀기고, 설탕물에 30초 담그면 끝. 하나에 100원. 명절 선물세트의 구색 맞추기용. 약과는 '싸구려 전통 과자'가 되었습니다.
같은 시기, 한국은 서양 제과 기술을 미친 듯이 흡수했습니다. 1985년 서울 강남에 첫 프랑스 베이커리가 열렸습니다. 1990년대 일본식 케이크가 유행했습니다. 2000년대는 스타벅스와 함께 미국식 머핀과 쿠키가 밀려왔습니다.
2010년, 한국 디저트 시장 5조 원 중 전통 과자 비중은 3% 미만. 약과는 사라질 뻔했습니다.
📖 4장: 재탄생의 구조
그런데 2015년경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청담동, 압구정동, 성수동 - 젊은 파티시에들이 약과를 다시 만들기 시작한 겁니다. 하지만 할머니의 약과가 아니었습니다.
첫째, 프리미엄화의 전략. 개당 3,000-5,000원. 정동 한옥 카페, 한지 포장, 작가와의 협업. 약과는 '고급 전통 디저트'로 재탄생했습니다. 유럽이 마카롱으로 한 일을 한국은 약과로 했습니다.
둘째, 창조적 변주. 흑임자 약과, 말차 약과, 백년초 약과. 전통 레시피는 베이스가 되었고, 그 위에 현대의 감각이 얹혔습니다. 이것은 배신이 아니라 진화였습니다. 유하임이 바움쿠헨을 일본화했듯, 한국 파티시에들은 약과를 세계화했습니다.
셋째, K-컬처의 파도. 2020년 BTS, 2021년 오징어게임, 2022년 블랙핑크. K-팝과 K-드라마가 만든 문화적 호기심은 K-푸드로 이어졌습니다. 약과는 그 대표주자가 되었습니다. "방탄소년단이 좋아하는 전통 과자" - 이것은 마케팅이 아니라 문화의 흐름이었습니다.
넷째, 동서 융합의 완성. 약과 마카롱(겉은 마카롱, 속은 약과), 약과 크루아상, 약과 티라미수. 이것은 단순한 퓨전이 아니었습니다. 이것은 두 문명이 700년 만에 나누는 대화였습니다.
2023년 기준, 한국 프리미엄 전통 디저트 시장 3,000억 원. 그중 약과가 40%. 2024년 약과 수출액 200억 원, 전년 대비 350% 증가. 일본, 미국, 프랑스가 주요 수입국.
📖 5장: 잃어버린 것을 찾다
2024년 6월, 전주 한옥마을. 프랑스 제과학교 르 코르동 블루 학생 20명이 한국 전통 과자 워크숍에 참가했습니다. 강사는 80세 약과 명인 김순자 할머니였습니다.
"밀가루 반죽할 때 힘을 빼세요. 마카롱처럼 정확히 섞으려 하지 마세요. 약과는 손의 온기를 기억하는 과자예요." 프랑스 학생들은 당황했습니다. 르 코르동 블루에서 배운 것은 정밀함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정성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3일간의 워크숍이 끝난 뒤, 한 학생이 말했습니다. "우리는 과학을 배웠는데, 여기서는 철학을 배웠습니다. 약과를 만드는 건 케이크를 굽는 게 아니라 시간을 담는 거였어요."
역설이었습니다. 한국은 100년 동안 유럽 제과를 배우느라 바빴습니다. 그 과정에서 약과를 잊을 뻔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유럽은 약과에서 자신들이 잃어버린 것을 발견하고 있었습니다. 기계화 이전의 장인정신, 효율 이전의 정성, 과학 이전의 철학.
2024년 9월, 밀라노 디자인 위크. 한국 디저트 전시 제목은 이랬습니다. "Lost and Found: 단절을 딛고 피어난 단맛." 약과는 더 이상 '조선의 과자'가 아니었습니다. 이것은 '시간을 견딘 맛'이었습니다.
🎬 에필로그: 2025년 서울, 어느 디저트숍
서촌의 작은 디저트숍. 쇼케이스에는 약과 옆에 마카롱이, 호두과자 옆에 에클레어가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단골손님이 물었습니다. "약과랑 마카롱, 뭐가 더 한국적이에요?"
주인장 정민아가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둘 다 한국적이에요. 약과는 우리가 지켜온 것이고, 마카롱은 우리가 배운 것이니까요. 중요한 건 지키느냐 배우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우리 것으로 만드느냐죠."
그녀는 쇼케이스 한쪽을 가리켰습니다. 새로 개발한 '약과 마카롱' - 겉은 아몬드 가루와 머랭의 마카롱 껍질, 속은 꿀과 참기름으로 만든 약과 필링. 파리의 피에르에게 보낼 선물이었습니다.
창밖으로 경복궁이 보였습니다. 궁궐 처마 위로 저녁 노을이 물들었습니다. 약과가 만들어지던 600년 전에도 이 노을은 똑같이 궁궐을 물들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약과는 더 이상 그때의 약과가 아니었습니다.
단절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습니다. 잊혀진다는 것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씨앗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씨앗은 언제나, 가장 적절한 때에 싹을 틔우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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